Projects
Park Cheonkang Architects

움직임을 만드는 사물

“아침 7시 반. 선잠에서 깨어 더듬더듬 빽빽거리고 있는 (470mm 높이의) 나이트 테이블 위의 알람을 힘없이 푹 누른다. (440mm 높이의) 침대에서 무거운 몸을 일으킨 후 화장실로 이동해 (800mm 높이의) 세면대 위에 놓인 비누를 집어 세안을 하고, (1000mm 높이의) 선반에 있는 칫솔을 집어 박박 이를 닦는다. 아래층으로 내려와 냉장고에서 파프리카, 냉동 닭고기, 양배추, 과자 부스러기, 우유를 꺼내 (900mm 높이의) 주방 상판에서 적당히 조리한 후 (750mm 높이의) 테이블로 옮기고, (450mm 높이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 조촐한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우리의 일상은 무수한 높이들로 감싸여 있다. 그리고 그 높이들 위에는 각종 사물들이 자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의 신체 치수와 결부되어 항상 특정한 움직임을 유발한다.

 

이번 전시 디자인에서는 일상의 사물(공예 혹은 가구)들이 우리가 익숙한 여러 높이와 폭들을 가진 벽 위에 살포시 놓인다. 또한 오리나무라는 작은 재질은 우리에게 가장 집(domestic)의 감응을 주는 연상시키는 장치로 기능하지만, 측면의 지그재그 패턴은 그 위에 놓인 사물들에게 숨어있는 조용한 비일상을 제공한다. 벽의 높이는 바닥에 가까운 60mm에서부터 의자의 높이 400mm, 또 책상 높이인 800mm 등 다양하게 주어, 사물을 보는 방법과 자세를 풍부하게 하려 했다. 혹자는 여기서 이 낮은 벽들 혹은 높이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 ‘도그빌(2003)’에서의 어렴풋이 구획된 방들도 볼 것이고, 다른 이들은 흙벽과 바닥을 파고 유물을 캐내는 고고학 발굴 현장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벽들,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이번 작품들은 일상과 비일상 사이를 미묘하게 교차하며 사물과 관계하는 우리의 움직임들을 유도할 것이다.

TYPE: 전시디자인
YEAR: 2017
STATUS: COMPLETED
LOCATION: 프로젝트박스 시야
CLIENT: 우란문화재단
DESIGN: 박천강
DESIGN TEAM: 이정미
FURNITURE FABRICATION: 금성테크
 
협력기획: 박경린
 
참여작가: 김계옥, 김소현, 김혜란, 배세진, 안성만, 오석근, 이상민, 이슬기, 장정은, 정령재, 정용진, 조미현, 홍범, 패브리커, 그레이트마이너, 프래그 스튜디오, 조현일, 박천강

가짜 재료

건축재료는 건축의 구조와 표면을 구성한다.

 

비교적 최근까지 건축재료는 늘 ‘진짜’였다. 종류, 색깔과 강도, 크기, 제작법 등의 차이, 혹은 고급과 저급의 구분은 있어도, 재료가 ‘가짜’라는 개념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벽돌은 벽돌이고, 나무는 나무, 돌은 돌이었다. 하지만, 이런 ‘정직한 재료’라는 개념은 지난 세기부터 희석되기 시작해 현재는 실제 재료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지가 유사한 제품들이 빠른 속도로, 세분화되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들 건축재료들은 무수한 ‘진짜 vs. 가짜’의 비율을 가진다. 목표는 언제나 명료하다. 진짜의 이미지에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욕망과 동시에 진짜에 수반되는 불편함과 현실의 거칢을 제거하여 매끄럽게 하는 것. 다시 말해, 이미지로써 진짜와 구분이 안되게끔 하는 것과 진짜에 동반되는 재료비와 시공비를 줄이는 것, 그리고 재료를 최대한 얇은 두께로 만들어 공간면적을 최대화하는 것, 무게를 최소화하여 시공성을 용이하게 하는 것, 각 재료가 가진 불쾌한 냄새, 그리고 닿았을 때 피부가 긁힐 정도의 거친 표면을 줄이는 것 등이 이런 흐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시장에는 표준벽돌도 생산되지만 얇은 두께를 가진 벽돌 타일, 벽돌의 울퉁불퉁한 텍스처와 이미지를 빼닮은 벽돌 판넬, 벽돌의 이미지를 프린트한 벽지 등 많은 종류의 유사 효과를 내는 제품이 있다. 목재 또한 원목판재, 집성목, 합판, 강마루, 강화마루, 목재의 이미지를 프린트한 벽지 등으로 단계별, 단가별 ‘가짜’의 목록이 있고, 그 리스트는 무한하다.

 

‘가짜 재료’라는 것은 무엇이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가짜는 원본으로써의 진짜를 전제로 한다. 진짜 이외의 모든 것들은 진짜의 불완전한 복제에 불과하다. 하지만, 테크놀로지의 빠른 발전으로 인해 가짜는 점차 진짜와 구별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결국 가짜가 모든 진짜를 뒤덮는 시뮬라시옹의 상황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1] 실제로 현재 우리는 가짜가 너무나 진짜 같아서 그것이 진짜보다 오히려 더 진짜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이 단계까지 오면 무엇이 원본이고 진짜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효과’가 ‘진실성’을 압도하게 된다.

 

가짜가 진짜가 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진짜를 따라하려는, 누군가를 속여서 가짜가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섰을 때도 그 가짜는 여전히 가짜인 걸까?

 

[1] 장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simulacra et simulation)’, 하태환 역, 민음사, 2001

TYPE: 전시
YEAR: 2017.7. – 2017.9.
STATUS: NOT COMPLETED
LOCATION: 대림미술관
CLIENT: 대림미술관
AREA: 150m2
DESIGN: 박천강
DESIGN TEAM: 이지연, 김소연

Aland Bangkok

 

TYPE: 인테리어
YEAR: 2018.8. – 2018.11
STATUS: COMPLETED
LOCATION: 태국 방콕
CLIENT: ㈜에이랜드
AREA: 996m2
DESIGN: HAPSA | 권경민 - 박천강
DESIGN TEAM: 마현혁
PHOTOGRAPHY: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