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s
Park Cheonkang Architects

Temple Flake

사진: 김용관

TYPE: 설치작업 (Installation Art)
YEAR: 2015
STATUS: COMPLETED
LOCATION: 금호미술관
CLIENT: 금호미술관
DESIGN: 프로젝트팀 문지방 (권경민, 박천강, 최장원)
PHOTOGRAPHY: 김용관

Jelly Fairy



사진: 최진규

TYPE: 인테리어
YEAR: 2015
STATUS: COMPLETED
LOCATION: 마포구 상수동
CLIENT: 개인 클라이언트
DESIGN: 박천강, 조남일, 최진규

낡은 것, 시간을 머금은
사물들에 대한 현대인의 욕망

요즘 한국에서 소위 핫하다는 바 혹은 카페들이 가진 공통분모가 있다.

 

70~80년대에 대량생산된 박스형태의 효율적 건물들이 낮은 석면 천장 그리고 인공적 재료임이 눈에 띄던 벽지를 뜯어제끼기 시작하고, 기존 건물의 구조와 설비, 전기 시설이 그대로 노출된 콘크리트 천장과 막 바른 시멘트 벽, 바닥이 어느 순간부터 많은 공간들의 핫함을 대표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공간은 이전과 다른 몇 가지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천장이 높아진다는 것.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높은 천장이라는 것은 각 층의 난방/냉방이나 조명의 전기 비용, 건축주의 자본으로 환산되는 최대한의 효율에는 부담되는 것이었다. 철저히 건축주 혹은 세입자의 자본 회수율에 의거한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그러나 거칠게 보아서는 우리가 효율이라는 자본주의의 무시할 수 없는 굴레로부터 후기자본주의의 다양성(Multiplicity)과 과잉, 넘침 (Excess)라는 다음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 이러한 경향의 물꼬를 크게 틀어놓았다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다름이라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둘째는 기존 건물에 대한 재발견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그러나 그다지 자랑스러울 것은 없는) 시간을 머금은 건축적 유산들이 경제적, 문화적 요구에 의하여 그 옷을 바꿔 입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한국인에게 세대갈등은 있어도 문화적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즉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거나 또는 지난 백 년간 이것이 지워지는 과정을 겪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난 60년간 우리의 역사는 끊임없이 새로워야 한다는 내적 요구에 의해 세계의 여타 다른 문화 / 정치 / 경제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에 한없이 관대했으며 열광해왔고, 또한 유행이라는 것은 무한히 긍정할만한 것이고, 이를 즐기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고 본다. 이는 우리가 지켜야 할 것, 보존하고자 하는 욕구는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의 반증일 수 있다. 이는 분명 우리에게는 축복이라 본다. 국민들은 이러한 자부심을 어디에서든 찾을 준비가 되어있다.

 

이런 유행은 한편으로는 20~30년 밖에 안된 우리의 짧은 현대 건축 역사에게서 마치 어머니의 젖가슴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하는 성인과 같이 시간이 담긴 공간을 향유하고자 하는 현 세대의 욕망의 발현일 수도 있다. 이러한 원초적인 것과 시간이 담긴 것에 대한 동경과 함께 마치 뉴욕 브룩클린 혹은 파리의 아니면 폐허 또는 버려진 공간에 대한 취향을 통해 원초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을 향유하고자 하는 열망인가? 후자의 경우에는 특히 갑자기 옛 유럽의 밀교의 장소가 되었던 고대성의 지하 혹은 카타쿰 등이 연상된다.

 

재료라는 것은 항상 매우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그 표면의 매끄러움 혹은 거칢, 표면의 반사, 그 미묘한 각양각색의 색깔들, 텍토닉한 패턴들 모두 표면적인 것 이상의 감응을 우리에게 불러일으킨다. 이는 특정한 형태의 공간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아득한 집단무의식의 기억 저편에 새겨진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기묘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무엇이 됐든 간에 그 특유의 감성이 낡은 건물의 실내의 껍질을 벗겨냄으로써 ‘쌩얼’ 상태의 거칢에 열광하게 되었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요즘의 실내공간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이와 같은 ‘꾸밈없음’과 ‘릴렉스’ = ‘핫함’이라는 공식은 예전 안도 다다오를 기점으로 하여 일본에서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한국에서 유행하던 건축에 있어서 1990년대의 노출콘크리트에 대한 선호 현상과 교차점이 있을까?

 

한국 건축계에서 노출콘크리트에 대한 지금의 선호는 어디서부터 기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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