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s
Park Cheonkang Architects

La Porta Communicante










누구에게나 삶은 단 한번 주어지는 특별하고 소중한 여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기호들(외모, 성격, 학벌, 재능, 삶의 궤적 등)로 간단히 재단하고 싶은 욕망이 북받쳐 올라올지라도, 결국 모든 타자는 우리가 온전히 알 수 없는 하나의 이계異系이고, 별이고, 또 우주이다.

 

이 책에서는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진 내 삶에서 소중했던 인연들을 내게 가장 익숙한 매체인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미련도 보이고, 긍정하고 좋은 면을 보고 싶지만 여전히 섭섭한 마음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하지만 제목인 ‘이어지는 문’처럼 이런 것들도 계속해서 흘러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 문은 계속해서 열려 있을 수도, 어느 순간 닫힐 수도 있지만, 내 마음 속에서 혹은 더 나아가 현실 속에서 언젠가는 기쁜 마음으로 다시 열릴 날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한 그/그녀라는 공간도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럼 염원의 기록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 있고, 하나의 공간이 있다.

 

Special thanks to:
어머니.
선소장.
2012년의 P.
지현.
남일.

tags: Writings

TYPE: 그림책 (텍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YEAR: 2017
STATUS: COMPLETED
LOCATION: your-mind.com
CLIENT: 스튜디오 비트린
ILLUSTRATION / TEXT: 박천강
EDITOR: 박기현
GRAPHIC DESIGN: 홍지영
ITALIAN TRANSLATION: 정순임, Carosi Marrone Demetrio

땅 밑 교회

 

TYPE: 종교시설
YEAR: 2015
STATUS: NOT COMPLETED
LOCATION: 경기도 동탄
CLIENT: 전하리교회
DESIGN: 박천강, 조남일, 최진규
FACADE CONSULTANT: FRONT INC. (MICHAEL RA)

움직임을 만드는 사물

“아침 7시 반. 선잠에서 깨어 더듬더듬 빽빽거리고 있는 (470mm 높이의) 나이트 테이블 위의 알람을 힘없이 푹 누른다. (440mm 높이의) 침대에서 무거운 몸을 일으킨 후 화장실로 이동해 (800mm 높이의) 세면대 위에 놓인 비누를 집어 세안을 하고, (1000mm 높이의) 선반에 있는 칫솔을 집어 박박 이를 닦는다. 아래층으로 내려와 냉장고에서 파프리카, 냉동 닭고기, 양배추, 과자 부스러기, 우유를 꺼내 (900mm 높이의) 주방 상판에서 적당히 조리한 후 (750mm 높이의) 테이블로 옮기고, (450mm 높이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 조촐한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우리의 일상은 무수한 높이들로 감싸여 있다. 그리고 그 높이들 위에는 각종 사물들이 자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의 신체 치수와 결부되어 항상 특정한 움직임을 유발한다.

 

이번 전시 디자인에서는 일상의 사물(공예 혹은 가구)들이 우리가 익숙한 여러 높이와 폭들을 가진 벽 위에 살포시 놓인다. 또한 오리나무라는 작은 재질은 우리에게 가장 집(domestic)의 감응을 주는 연상시키는 장치로 기능하지만, 측면의 지그재그 패턴은 그 위에 놓인 사물들에게 숨어있는 조용한 비일상을 제공한다. 벽의 높이는 바닥에 가까운 60mm에서부터 의자의 높이 400mm, 또 책상 높이인 800mm 등 다양하게 주어, 사물을 보는 방법과 자세를 풍부하게 하려 했다. 혹자는 여기서 이 낮은 벽들 혹은 높이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 ‘도그빌(2003)’에서의 어렴풋이 구획된 방들도 볼 것이고, 다른 이들은 흙벽과 바닥을 파고 유물을 캐내는 고고학 발굴 현장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벽들,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이번 작품들은 일상과 비일상 사이를 미묘하게 교차하며 사물과 관계하는 우리의 움직임들을 유도할 것이다.

TYPE: 전시디자인
YEAR: 2017
STATUS: COMPLETED
LOCATION: 프로젝트박스 시야
CLIENT: 우란문화재단
DESIGN: 박천강
DESIGN TEAM: 이정미
FURNITURE FABRICATION: 금성테크
 
협력기획: 박경린
 
참여작가: 김계옥, 김소현, 김혜란, 배세진, 안성만, 오석근, 이상민, 이슬기, 장정은, 정령재, 정용진, 조미현, 홍범, 패브리커, 그레이트마이너, 프래그 스튜디오, 조현일, 박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