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A (강예린, 이재원, 이치훈)의 ‘지붕감각’은 국립현대미술관 / 뉴욕현대미술관 / 현대카드가 주최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두 번째 당선작이다. 건축, 학계 등에서 추천 받은 20~25개 건축가 팀 중 5개 팀을 선정, 이들에게 ‘쉼터, 물, 그늘 (shelter, water, shade)’이라는 세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파빌리온을 제안하게끔 하고, 한 팀을 최종 선정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 실제로 설치할 비용과 기회를 준다.
지붕감각은 각종 미디어에 화제를 낳고 있으며, 대중들에게도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통해 서울의 새로운 볼거리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미 이 작업에 대한 관심만큼 많은 리뷰가 나오고 있기에, 여기서는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글을 써나갈 수 있을까 고심을 많았다. 일반 대중보다는 건축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널이기에 더욱 큰 부담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작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매년 개최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젊은 건축가들에게는 앞서 얘기한대로 경복궁, 인왕상, 북촌이 위치한 서울의 심장,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위치해있기에 자신의 작업을 펼쳐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런 건축가 개인의 영화(榮華)는 차치하더라도,시민들의 입장에서도 이는 가벼운 하나의 새로운 볼거리, 즐거움으로써, 또 비록 미술관이라는 틀 안에서이기는 하기만(아니면 그렇기에 더욱) 도심 내에서 편안함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잠시나마 생긴다는 것은 다른 어떤 이유를 떠나 환영할만한 일이다.
여기서는 지붕감감이란 작업을 원 저자의 의도보다는 결과 중심으로 분석해보고자 하며, 이 결과들이 어떤 의식적/무의식적 의도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팩트와 상상력 혹은 각종 수다가 섞인 에세이를 써보려 한다. 모든 건축 작업은 우리가 하는 다른 모든 선택들과 마찬가지로, 의식적인 선택 이전에 무의식적인 선택의 결과물들이다. 모든 작업은 그런 의미에서 분석이 가능하고, 그 확장된 해석이 가능하다. 마치 장조림 고기를 갈래갈래 정성스럽게 찢듯이, 각 요소들을 ‘전체를 상정하지 않은 부분’을 상상하며 분해해 볼 것이다. 어떤 것은 해석이 많을 경우도, 적을 경우도 있을 것인데, 이 길이의 장단은 각 요소들이 얼마나 한 관객으로서의 저자에게 중요한지 아닌지, 무엇을 누락시킬지에 대한 간단한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다. 자,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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