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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eonkang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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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오송의 발효 연구소는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샘표의 연구원들은 연구실의 공간이 어떻게 변화되기를 원할까? 프로젝트는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송 연구소를 방문하였을 때, 저희는 유리창가 앞에 나란히 놓여져 있는 화분들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연구원들이 직접 하나하나 놓아두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많아졌고, 지금은 연구원들의 사랑을 받는 대상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희는 연구원들의 이런 자발적인 행위가 이번 프로젝트 에서 극대화되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로써 새로 지은 샘표의 새 터전에 소통과 더불어 친근함과 활기를 부여하고자 하였습니다.

 

형태는 나무 모양을 연상시키는 백색의 구조 프레임. 그 위에 솟아난 초록의 식재. 그리고 이들 위에 뿌려지는 미스트의 뭉치들. 이들은 발효의 과정을 은유하면서 서로 다른 세 가지 속도를 가지고 가시화됩니다. 철재는 시간의 흐름이 가장 늦게 묻어나고, 식재는 사계절과 매일매일의 날씨에 변화하며, 미스트는 잠시 생겼다 사라지는 환영처럼 그 속도가 쏜살같습니다. 철재는 전체 이미지의 배경이자 틀이 되며 강렬한 햇볕으로부터 막아주고, 식재는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었던 건물에 표정을 부여하고, 연구원들이 직접 키울 수 있는 공중정원이 되며, 미스트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식물에 물을 주며 건물의 얼굴에 새로운 이미지가 끊임없이 생겨나도록 합니다.





TYPE: 파사드 리뉴얼
YEAR: 2013
LOCATION: 샘표 오송연구소
CLIENT: 샘표
DESIGN TEAM: 박천강, 차지은, 류기현
STATUS: NOT COMPLETED

Cube

큐브는 ‘조화’라는 무용 공연을 위해 김봉수 안무가와 협업하여 만든 무대 장치다.

 

2.1m x 2.1m x 2.1m의 정육면체인 큐브는 1시간 여 지속되는 공연에서 주변 장치이면서 극의 서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김 안무가는 르 코르뷔제의 마지막 작품인 ‘르 까바농(Le Cabanon-오두막)’이 이번 공연의 이야기의 단초였다고 한다. 삶의 황혼에서  꼬르뷔제는 가장 작은 공간으로 회귀하고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어느 날 바다로 헤엄치러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까바농은 그 해변에 지어졌었다). 매우 폭넓은 삶와 죽음이라는 주제를 안무와 이 큐브 하나로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스탠리 큐브릭, 1968)’의 거대한 비석처럼 큐브는 어느 시간과 공간에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던져진다’. 이 큐브는 삶, 관계, 사회, 고통, 즐거움, 물질, 자본 혹은 직설적으로 집-건축으로도 읽힐 수 있는 다층적인 은유를 담는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것들. 그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짐. 공연은 이 큐브가 무대의 중앙에 긴 암전 후 강한 조명으로 인해 불현듯 내 눈 앞에 나타나며 시작된다.

 

극이 진행되면서 이 큐브는 점차 분절되고 그 분절된 덩어리들은 가구도 되고 나의 몸의 연장도 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매개도 되고 그저 덩어리도 된다. 그런 진행이 40여 분 정도 펼쳐지며 초기의 웅장했던 큐브는 점차 흐물해지고 사라져간다. 영겁이라고 느껴질만한 시간동안 큐브를 해체하고 그 부분들을 무수히 재조합-결합하고 또 해체하고의 행위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큐브 가장 은밀한 곳에 내내 숨겨져있던 단단하고 어두운 빛깔의 ‘가장 작은 큐브’가 모습을 보인다. 안무가의 몸이 비집고 뒤틀어 오롯이 혼자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마지막 큐브. 이 곳은 꼬르뷔제의 오두막이고, 방드르니의 동굴(미셸 투르니에,  2014)이고, 김수근의 자궁이고, 우리의 관(coffin)이다.  두려움의 감정과 함께 나의 몸의 모든 거추장스러움과 부가적인 것들은 모두 떨어져내리고 벗거벗고 그 마지막 큐브에 들어간다.

 

다시 암전.

 

 

 

 

 

 

 

 

 

 

 

TYPE: 무대 오브제 디자인
YEAR: 2018
STATUS: COMPLETED
LOCATION: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CLIENT: 안무가 김봉수
AREA: 8m3
DESIGN: 박천강

안은미래

안무가 안은미의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를 위한 임시 무대다.

 

본관 1층 전시실의 4m 천정고에서 내려오는 투명한 곡면, 그리고 그 면에 안은미의 상징적 기표 중 하나인 반복적인 흰색 원을 프린트하는 작업을 제안했다.

 

계속해서 변하는 투명한 벽면의 곡률과 45도 그리드 위에 새겨진 점의 규칙적 배열은 3차원의 공간에서 그 배열이 휘고 겹쳐지며 끊어지면서 그 규칙성을 일정부분 유지한 채 매우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역동적 이미지를 가능케했다. 특정 소실점에서는 일종의 모이레(moire)효과도 유도된다.

 

투명한 벽은 (안은미 컴퍼니 무용가들과 관객들이 춤을 추고 강연을 듣는) 중앙 무대를 둘러싸고 사람들이 이동하는 통로이자 객석으로 이용되게 된다. 멀리서는 기하학적 운무(雲霧)를 만들며 관객과 배우의 관계는 계속해서 전치된다. 관객의 움직임이 곧 춤이 된다.

 

Fig 1. 고조선 청동 거울,
거울 배면의 번개무늬, BC 2000년 경

TYPE: 설치 (Installation)
YEAR: 2018
STATUS: NOT COMPLETED
LOCATION: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CLIENT: 안무가 안은미
AREA: 900m2
DESIGN: HAPSA | 권경민 - 박천강
DESIGN TEAM: 김혜준, 김효빈, 박재균